내일 출근도 해야 하는데 이것저것 생각하다 이제 자야겠다 생각이 든다.
그런데 몇 개의 옛날 사이트를 들어가다가 1차 메뉴 최상단에 이런 바(bar)를 보았다.
즐겨찾기 추가, 시작페이지로 지정.
너무 웃겼다. 그들을 폄하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순진함에 너무 웃음이 났다.
본인이나 지인이 아닌 다음에야 누가 개인 홈페이지를 시작페이지로 설정하겠는가.
요즘 내 주변 사람들은 보통 포털사이트를 시작페이지로 하고
좀 성격 급한 사람들은 블랭크로 지정을 한다.
갑자기 처음으로 웹을 접한 99년이 생각이 났다.

1999년 처음 입학을 해서 유니텔을 가입했다.
6개월 정액을 신청해버려서 사용하지 않을 때도 유니텔은 나를 괴롭혔지만
처음 몇 달은 유니텔에서 선배, 동기들과 채팅을 하고 커뮤니티 활동을 즐겼다.
하지만, 곧 한메일넷으로 메일을 주고받게 되었고 스카이러브로 채팅을 하게 되었다.
물론 그 때는 피씨통신과 웹이 공존했다.
하지만 고학번은 여전히 피씨통신으로 의사소통을 했으며
저학번은 수업시간에 의무적으로 웹을 배워야 했기 때문에 웹을 많이 접했다.

그러다가 처음으로 HTML을 배웠고 당시 유행하던 와레즈(Warez)라는 것을 만들었다.
같이 운영을 했던 친구랑 둘이서 여러 옛날 게임의 용량을 여기저기 나누어서 올리고
그 url을 다시 우리 와레즈에 링크를 하는 하드코딩을 했었다.
어쩌다가 계정을 얻어 썼던 게시판에 무슨 게임 구해달라는 글이라도 올라오면
마치 카피레프트의 전사라도 된 마냥 기뻐했었다.
물론 대부분의 글은 광고글이었다.
그 때 우리 와레즈도 즐겨찾기 추가와 시작페이지 지정 메뉴가 따로 있었다.
물론 당시에는 그런 메뉴가 당연한 형식인 줄 알았고
그런 스크립트를 포함해서 코딩하는 것은 꽤 유능한 웹코더처럼 인식이 되었다.
물론 문과생이었던 우리 세계에서는...

지금은 나도 대용량의 음지를 이용해서 남의 저작권을 침해하고 있으며
시작페이지 지정이라는 메뉴를 내 블로그에 만들지도 않는다.
그래도 그냥 그립다.
같이 운영하던 친구는 신림동에서 공무원 준비를 하고 있고
나는 게임회사에서 게임기획을 하고 있다.
우리가 변한 만큼 웹도 변했고 웹문화도 변했다.
그래도 마냥 그립다.
또 그때처럼 같이 와레즈도 하고 싶고 피파99도 하고 싶다.

내일 우리 게임이 대만에서 오픈을 한다.
사고없이 성공했으면 한다. 물론 기획팀 일은 많아진다. 히히^^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트랙백 주소 :: http://www.gonomy.com/trackback/38 관련글 쓰기